내가족, 내 이웃 안전지킴이 소방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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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내가족, 내 이웃 안전지킴이 소방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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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4.07.21 10:22
  • 조회수 2,120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화재나 구급현장을 출동하면서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일은 차량 등에 의해 소방통로가 막혀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응급환자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이다.

 조그만 빨랐다면 화재를 충분히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고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었는데 하는 자괴감(自愧感)에 빠진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 통로에 설치된 장애인용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든 통로는 구급차에 실려 있는 들것의 통로이기도 하다. 야간에 그곳까지 막고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보면 정말 헛웃음이 난다.

 아무 생각 없이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利己主義)와 편의주의(便宜主義)로 길을 막고 있는 차량에 의해 소중한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면 지금 우리는 과연 남의 일로만 생각할 수 있을까?

 현대는 건물의 고층화, 밀집화 등으로 인해 이웃과 이웃이 위로 옆으로 가깝게 붙어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고 있다. 이웃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아래층에서 불이 나거나 옆집에서 불이 나면 그것은 곧 나의 안전에 치명적이다.

 또한 내 아이, 내 가족이 아플 때 구급차가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지킨 소방통로의 확보이다.

 화재 및 응급상황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급박한 위험성에 대하여 잘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이웃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은 곧 나의 집에 화재나 아픈 사람이 생겼을 때 돌아올 수 있는 아픔임을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금이다’는 영어속담이 있지만 사고를 당한 당사자에게는 ‘시간은 생명’임을 명심하고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 파라오 군대에 쫓길 때 생명의 길인 바다 길을 열었듯 아파트, 주택가 이면도로 등에서의 소방통로 확보에 대한 실천과 노력은 내 가족과 이웃이 위험할 때 구원의 길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여수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장 한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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