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다. 장마가 시작되면 고온다습한 데다 햇빛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기능도 떨어지면서 각종 감염질환에 걸리기 쉽다.

또 관절염 환자는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괴로움이 더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장마철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손과 몸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고 집안도 냉방보다는 환기에 중점을 둬야 한다.

햇빛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면 우울감이 들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운동을 하고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하다.

■잘 상하는 음식, 배탈의 주범이다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위장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의 증식이 활발해져 가열되지 않은 상태의 음료수나 식품을 섭취할 경우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식중독의 주된 원인균은 포도상구균·비브리오균·대장균·살모넬라균 등이 있으며, 이들 중 일부 세균에서 분비되는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관리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의 증상인 설사와 구토가 심한 상태에서 몸에 적절한 수분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심한 탈수, 쇼크 심지어 급성신부전까지 유발될 수 있다.

식중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 회복된다. 그러나 유아나 노인, 병약자는 경미한 설사나 구토에 의해서도 탈수가 되면서 전해질 균형이 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가 3일 이상 지속하고, 고열이 계속되는 경우, 변에 혈액이 섞여 나올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흔히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무조건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냉장 보관을 하면 세균 증식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멈추지 않으며, 찬 곳을 좋아하는 세균도 있기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해도 세균의 증식이 가능하다.

또한 음식을 끓이거나 냉동 보관하더라도 이미 세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은 얼마든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되도록 음식은 깨끗한 손으로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바로 요리해서 바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지나친 냉방이 건강을 해친다

온도는 물론 습도까지 높아지면 피부에서 느끼는 불쾌감 때문에 냉방을 세게 하는 때가 많다. 이런 경우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냉방병은 실내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날 때 발생한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기가 직접 신체에 닿으면 냉방병에 더 잘 걸린다. 이 때문에 냉방보다는 환기에 중점을 두고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냉방병의 일종인 레지오넬라증의 경우 원인인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의 냉각수에서 잘 자라다가 에어컨 가동과 함께 세균이 공기 중에 퍼져 근육통, 미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에어컨을 자주 청소해 세균 증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습도·낮은 기압 관절 통증 키워

관절염 환자들이 장마철에 유독 심한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기압과 기온의 변화 때문이다. 기압이 낮아지면서 관절 내부 압력의 평형상태가 깨져 염증 부위에 부종이 심해지면서 평소보다 통증이 가중된다.

또 장마철의 높은 습도는 체내의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남아 있어 부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장마철 관절염을 예방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는 평소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볍게 관절을 움직이는 운동을 해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궂은 날씨 때문에 야외활동이나 외출이 더욱 줄어든다. 하지만 관절을 움직이지 않으면 더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실내에서라도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

실내환경도 중요하다. 장마철의 높은 습기는 냉방이나 난방을 적절히 이용해 없애주는 것이 좋은데,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찬 바람이 관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찬 바람은 관절 주변의 근육을 더 뭉치게 해 통증을 유발하므로, 냉방이 잘 되는 실내에 있을 때에는 무릎 덮개나 조금 두꺼운 옷으로 보온해 주도록 한다.

■습기 많은 만큼 곰팡이병도 유의를

습기가 많은 계절일수록 병원을 찾는 진균성 감염 환자 수가 다른 기간보다 3∼5배 증가하게 마련이다. 진균은 잘 알려진 대로 무좀의 원인균이다. 사타구니가 심하게 가려운 경우에는 ‘완선’이라는 진균성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타구니에 곰팡이를 옮기는 것이 원인이 된다. 이 경우 무좀까지 함께 치료해야 하며, 특히 당뇨병 환자나 비만의 경우에는 완선에 걸리면 잘 낫지 않으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생기는 농가진, 털이 있는 부위에 세균이 활성화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모낭염, 남성 사타구니에 주로 생기는 완선, 피부가 맞닿는 부위에 생기는 간찰진 등 다양한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장마철에는 손과 몸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고 수건이나 이부자리, 변기 등을 자주 소독하고 환기하는 것이 곰팡이로 인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져서 누구나 쉽게 짜증을 내게 된다. 게다가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면서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비가 오면 나들이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갑갑함을 느낄 수 있다. 감성적으로 예민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밝고 긍정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흥119안전센터 소방위 이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