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구성 원리와 멋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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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구성 원리와 멋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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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0.12.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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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서면 출신인  구민 배일동 명창 기고문>

판소리는 소리를 엮어나가는 소리꾼(창자:唱者)과 반주하는 고수(鼓手) 그리고 청중(聽衆)이 함께해야 비로소 소리판이 이루어 진다.

판의 주연인 소리꾼은 우선 창. 아니리. 발림을 지녀야 하고, 고수와 청중은 추임새로써 흥을 더해 멋지고 흥겨운 판을 만들어 간다.

그럼 첫째 '창(唱)'이란 무엇인가를 살펴보면, 소리꾼이 가사(歌詞)에다 음률(音律)이란 문채(文彩)를 입혀 평조(平調). 우조(羽調). 계면조(界面調)라는 창조로써 표현해 노랫말이 지닌 의미에 맞게 사실적이고 자연적인 음색으로 성음을 만들어 풀어놓은 것을 말한다.

창을 훌륭히 해내려면 소리의 대소장단(大小長短), 억양반복(抑揚反覆), 어단성장(語短聲長)을 강구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상.하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풍부한 성량(聲量)을 지녀야 하며, 수리성. 철성. 천구성이라는 성색(聲色)을 갖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오직 사람의 목성음 하나로 천변만화(千變萬花)하는 자연과 인생사를 그려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훌륭한 성음과 예술정신을 얻기 위해서는 예술적 체험도 중요하지만 다섯 수레의 책을 흉중에 품고 행만리로(行萬里路)를 통해 강산지조(江山之助)를 받아야하며, 그러한 것들이 소리꾼의 가슴속을 거치며 그의 품성과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아름다운 선율로 주조되어 나오게 한다.

옛말에 "인품불고용성무법(人品不高用聲無法: 인품이 고아하지 않으면 소리에 법이 없다.)"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소리의 격이 높고 낮음은 그 재주를 넘어 뜻이 곧아야 한다는 말이다 올바른 소리꾼이 되기 위해서는 구도일념(求道一念)해야만 하는 지난(至難)한 길이다.

예도(藝道)란 결국엔 인도(人道)의 큰 바다(大海)로 가는 작은 물줄기(細流)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소리꾼들은 흔히 '이면(裏面)'을 잘 그려야 소리를 잘한다고 한다. '성외유정(聲外有情)'이란 말이 있다.

소리 밖에 정이 있다는 뜻인데, 그게 바로 '이면'이라 한다. 악보도 없는 곡조를 가지고 많은 정경을 그려 내야 하니 자연의 성실한 관조, 삶의 고락, 풍부한 사회적 경험 등 이런 인생의 깊은 철학이 없고 서는 그 이면을 맛있게 그려 낼 수가 없다.

조선창극사를 지은 정노식은 "앵명능언이부지기소이언(鸚鳴能言而不知基所以言: 앵무새는 능히 사람의 말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따라 운다.)"라고 말했다.

사설이 지니고 있는 뜻을 핍진하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만물의 오묘한 그 정경과 정신까지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중국의 고대 음악서인 '악기(樂記)'에 보면 광대(廣大)에 관한 글이 있다. < 다음 ..>

                                                                       < 구민 배일동 명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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