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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구성

기사입력 2011.01.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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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순천 출신 <구민 배일동 명창>

    "광대이정 소달이신 의가대아 시여광대(廣大而靜 疎達而信 宜歌大雅 是如廣大)"

    "넓고 크고도 관대하며 두루 통하고 믿음 있는 자가 대아를 노래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를 광대라한다."

    대아란 '시경(詩經)'의 한편인데요, 시 내용이 웅혼 장대하며 선이 굵고 의지력이 넘치고 기백이 장대하다고 한다.

    광대의 진정한 의미는 지고지순한 소리를 펼치려면 각고의 수련과 마음가짐이 필요 하다.

    천진난만함을 잃어서도 안 되고 권력과 물질을 탐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세상과 야합함은 경계해야 할 중요한 것이다.

    지조(志操)와 지기(志氣)가 타락해서는 안 되고, 그저 즐기는 도락가(道樂家)의 열정과 버릇이 있어야 한다.

    가객(歌客)은 일에 미쳐야 한다. 세상이 그를 잊어도 다치지 않는다. 가난과 고통을 벗처럼 생각해야 한다.

    세속은 가난한 그의 기질을 거스르지만 이것은 세속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그리하여 오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담담하고 온화하고 성숙한 아름다움에 이르렀는가를 보아야 하며 세상의 헛된 탐욕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품성을 이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둘째로 '아니리'가 소리를 하다가 전후 사정과 정경을 평담(平淡)한 대화체나 설명체로 말하고 연기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아니리'가 소리의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리는 퍼 들여지기도 하고 농담 같은 것도 하면서 소리판의 청중과 마음을 소통하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다. 청중을 소리가운데로 끌어들여 함께 어울려짐을 만들기도 한다.

    셋째로 '발림'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몸짓을 말한다. 발림을 잘 하려면 흔히들 춤사위에 능해야 하고, 흑자는 이렇게 말하지만 발림의 진정한 의미는 자연스런 몸짓이 으뜸이라 한다.

    부자연스런 치장과 꾸밈은 겉치레에 불과하다. 즉 발림은 창으로 표현되는데 부족한 부문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저 스승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다. 보성소리의 대가인 송계 정응민(1896~1964) 선생의 살아생전 '발림'에 관한 이야기는 심청가 중 타루비(墮淚碑) 대목을 부르시는데 애비를 위해 쌀 삼백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 제수로 죽은 심청이의 넋을 달래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세워놓은 비석에 심봉사가 찾아가 비석을 잡고 우는 장면을 선생께서는 부채를 마치 비석인양 가슴에 부둥켜안고 애가 타도록 "청아! 청아!" 부르더랍니다.

    몰아지경의 무의식 속에서 터져 나오는 몸짓이요, 절규인 것이다. 그런 몸짓을 우린 진정한 발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임새'가 있는데,  추임새야 말로 우리 소리판의 흥이요 멋이 아닌가 한다. 청중과 공연자가 멀찌감치 떨어져 시종 엄숙히 들어야만 되는 공연이 아닌 그야말로 판의 주와 객이 모든 한데 어우러져 대동(大同)하는 것이 우리네 소리판 이다.

    고수뿐만이 아니라 청중도 허심탄회하게 참여하여 소리하는 여백마다 "얼쑤 좋다, 으이!, 아먼, 그러제! 잘한다!" 심지어는 " 그놈 참 잘한다! 잉~"하면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 소리만으로써 음악이 가지고 있는 본분과 소임을 다하는 공연을 말하고 있다

                                                                            < 구민 배일동 명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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