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문화예술계 보조금 횡령 실체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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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문화예술계 보조금 횡령 실체 밝혀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광양지회(이하 광양예총) 회장의 공금횡령 의혹으로 짙어지며 광양시 문화 예술단체가 관례적으로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광양시 보조금으로 추진한 광양예총의 각종 사업에서 공금 횡령과 유용 흔적이 밝혀졌다.

지난해 5월 23일부터 7월 1일까지 일정으로 광양읍사무소가 발주한 2016년 전주 그림그리기사업에서 광양예총 회장 박 모 씨가 노무비를 횡령한 게 드러났다.

박 회장은 광양예총 명의로 이 사업을 발주 받은 다음 1455만원(부가세 포함)의 사업비 중 재료비(453만2000여원)를 포함한 950만원을 광양미협 회원인 김 모 씨에게 사업 추진비로 지불하고 나머지 금액 중 315만원을 자신의 노무비 명목으로 착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박 회장은 이 사업을 발주 받은 다음 모든 작업을 김 모 씨에게 맡기고 본인은 단 하루도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21일 동안 노무를 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며 노무비를 착복했다는 데 있다. 

때문에 과업지시서에 1일 1인 노무비가 150,000원으로 명시돼 있지만 그림그리기사업에 참여한 5명의 노무비는 1일 80,000원 밖에 지급되지 않았고, 재료비 453만원(사실상 소요된 재료비 200만원 추정) 중 일부도 노무비로 집행돼 사실상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광양예총은 비영리법인인 순수 예술단체로 이 사업을 수행한 것은 비영리법인의 수익사업 금지 원칙에 위반(재능기부 형태의 사업은 가능)한 것으로 박 회장이 이처럼 관련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노무비로 횡령한 금액을 예산이 부족한 광양예총 운영비로 썼다고 주장하지만, 2016년 광양예총 결산보고서에 사업자체가 명시돼 있지 않고 감사 자료에도 없어 사업발주 당시부터 이미 사업비 착복을 계획하고 광양예총 이름을 도용했다는 것으로 합리적인 추정을 할 수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추진한 광양예술지 발간사업에서도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있다.

광양예술지 발간사업 정산자료에 의하면, 3년 모두 책자 제작비가 관내 디자인기획업체 평균 가격에서 100만원을 상회해 지출된 것으로 집계됐고 책자 제작을 위한 활동비와 편집료 지급에도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일부 디자인 업체는 책자제작비로 입금된 금액 중 일부를 박 회장에게 현금으로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고, 편집료도 통장으로 입금시킨 후 편집료 전액을 다시 예총 통장으로 되돌려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과정에서 협회 운영 통장도 두 개를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 예총사무국장과 사무간사에게 지급된 활동비의 경우 예총사무국장과 사무간사는 광양시청으로부터 월급을 지급받고 있는 만큼 고유 업무를 수행하는데 별도의 활동비가 지급되는 것은 부당한 지출이라는 지적이며, 활동비 역시 박 회장이 되돌려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추어볼 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예총 운영통장을 확인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이사회를 열어 확인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해 의혹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해마다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가을의 향연에서도 문제점은 지적됐다.

이 공연에는 광양예총 산하 음악협회, 국악협회, 연예인협회 회원들이 해마다 출연했지만 출연비가 개인들에게 지급되지 않고 각 협회로 지급됐으며, 협회에서도 이 출연료를 개인에게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각 지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일부 지부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취재를 기피했고, 취재가 이뤄진 지부에서는 출연진의 합의하에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협회 기금으로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지부장의 설명대로 협회 기금으로 적립했다고 해도 이는 엄격히 공금유용이라는 점에서 책임을 피해갈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행사 총감독 및 기획비 허위 지출 ... 밴드, 악기 임대료도 허위 지출
2016년 가을의 향연 공연 시 음악행사 총감독 및 기획비 명목으로 110만원이 음악협회 지부장에게 송금된 내용도 취재 결과 허위로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공연의 총감독 및 기획은 연예인협회 부지부장이 맡았으며, 연예인협회 부지부장에게 이 금액은 전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피아노 임대료에는 조율비와 운반비가 모두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아노 운반비가 별도로 지급돼 이 부분에서도 수상한 거래가 발견된다.

문제는 Build Up 음악경연대회에서도 발견된다. 광양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할 때는 행사 추진을 위한 업체 선정 시 지역 업체에 발주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순천에 소재한 업체에 음향 및 조명 설치를 발주했고, 별도로 밴드, 악기 임대료 133만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공연에 출연하는 뮤지션들은 자신의 악기를 지참하고 공연에 임하는 만큼 이 역시 자금세탁을 위한 허위 지출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회장은 해마다 각종 사업 추진 시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사업비를 횡령해 목돈을 만들어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김민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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